경제서적

새로운 질서 (헨리 A. 키신저, 에릭 슈미트, 크레이그 먼디)

moneylab-kr 2025. 8. 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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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질서』 — AI와 지정학, 기술과 권력의 경계에서

헨리 키신저, 에릭 슈미트, 크레이그 먼디. 이 세 사람의 이름만 들어도 책의 방향이 감이 온다. 국제정치의 거물, 실리콘밸리의 전설, 그리고 기술 전략의 설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논한 주제는 다름 아닌 ‘AI 시대의 새로운 세계 질서’다. 『새로운 질서』는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전이 국제정치, 경제, 사회 구조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를 다각도로 분석하며, 우리가 맞이할 미래의 그림을 그린다.


1) 기술이 외교의 언어가 되는 시대

책의 첫 부분에서 키신저는 전통 외교와 안보의 시선으로 AI를 바라본다. 그는 냉전 이후의 세계가 ‘핵 억제’라는 질서 속에서 유지되었다면, 앞으로는 ‘기술 주도권’이 새로운 억제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AI와 양자컴퓨팅, 생명공학 등이 결합할 때, 국경과 군사력의 개념이 재정의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AI가 무기 시스템이나 첩보 활동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외교의 협상력과 국제 규범 설정 과정 자체를 바꾼다는 분석이다. 키신저는 각국이 ‘기술 외교관’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는 기술이 단순 산업 경쟁을 넘어, 국가의 외교 전략에 필수적인 언어가 된다는 의미다.


2) 실리콘밸리의 시선, 기회의 창과 위험의 그림자

구글 전 CEO인 에릭 슈미트는 AI를 ‘미래의 전력 인프라’로 본다. 그는 인터넷이 세상을 연결한 것처럼, AI는 세상의 의사결정을 연결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문제는 속도다. 기술 발전 속도가 정부의 규제와 사회적 합의를 훨씬 앞서가고 있다는 점이다.
슈미트는 이를 ‘AI 거버넌스의 진공 상태’라고 표현한다. 기술은 이미 글로벌하게 확산되는데, 각국의 법과 규제는 여전히 국경 안에 머물러 있다. 그는 글로벌 AI 협약과 표준을 만들지 않으면, 기술 격차가 국가 간 불평등뿐 아니라, 권위주의적 통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3) 크레이그 먼디의 전략적 설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오랜 기간 기술 전략을 담당한 크레이그 먼디는 기술의 상용화와 보급 단계에 집중한다. 그는 AI가 산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할지, 특히 교육·의료·금융 분야에서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 교육: 맞춤형 AI 튜터가 표준이 되면서, 국가 간·계층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할 가능성과, 반대로 교육의 질이 알고리즘에 종속되는 위험이 공존한다.
  • 의료: 질병 예측과 신약 개발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지지만, 의료 데이터의 주권 문제가 새로운 갈등 요소로 떠오른다.
  • 금융: 초고속 분석과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시장 안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 AI 기반 거래의 연쇄 반응이 글로벌 위기로 번질 위험도 경고한다.

4) 세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

이 책의 매력은 세 저자의 관점이 다르면서도, 결론적으로 ‘협력과 규범’이라는 공통점에 수렴한다는 데 있다. 키신저는 외교와 안보, 슈미트는 기술 혁신과 산업, 먼디는 전략적 응용과 사회 구조에 주목하지만, 세 사람 모두 AI 시대의 질서가 ‘자연 발생’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고 본다.
즉, 국제 협력 + 기술 규범 + 사회적 합의라는 3박자가 맞아야, AI가 인류 전체의 번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AI는 각국의 권력 투쟁 도구로 변질되고, 기술 독점과 불평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5) 독자로서 느낀 점

『새로운 질서』는 단순한 기술 해설서가 아니다. 읽다 보면 국제정치 서적이자, 미래 전략 보고서이며, 동시에 사회철학서처럼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기술의 속도’와 ‘제도의 속도’의 불균형에 대한 경고였다. 우리는 종종 AI의 편리함에만 주목하지만, 저자들은 기술이 사회 구조를 바꾸는 속도가 우리의 준비 속도를 압도할 수 있다는 점을 반복해서 상기시킨다.

또한, AI를 둘러싼 패권 경쟁이 단순히 미국 vs 중국의 구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흥미로웠다. 유럽, 인도,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이 자국형 AI 생태계를 만들고, 이에 따라 다극화된 기술 질서가 형성될 가능성이 제시된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AI 시대의 세계 지도’를 새롭게 그려보게 만든다.


6) 누구에게 필요한 책인가

  • 정책 입안자: 기술 정책과 국제 협력 구조를 설계하는 사람
  • 기업 경영자: AI를 비즈니스 전략에 통합하고자 하는 리더
  • 일반 독자: AI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세계 질서 자체를 어떻게 바꿀지 궁금한 사람
    결국 이 책은 AI의 미래를 단순한 산업 전망이 아니라, 정치·경제·사회 전반의 ‘질서 재편’이라는 큰 틀 속에서 보고 싶은 독자에게 유익하다.

한 줄 결론

『새로운 질서』는 AI 시대의 기술과 권력, 국가와 기업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미래 전략서다. 세 저자가 제시하는 비전과 경고는, 앞으로 10년간 세계를 움직일 힘이 어디서 나올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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