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서적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필립 바구스, 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 )

moneylab-kr 2025. 8. 14. 23:50
반응형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 부와 권력의 비밀스러운 연결고리

 

돈이 어떻게 움직이고, 왜 일부 사람들만 지속적으로 부를 축적하는지에 대해 많은 책이 나와 있지만, 대부분은 개인 재테크나 투자 전략에 집중한다. 필립 바구스와 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의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는 다른 접근을 취한다. 이 책은 개인의 부자 되는 법이 아니라, ‘부가 한쪽으로 쏠리는 구조적 이유’를 파헤친다.


1) 부의 흐름은 시장이 아니라 제도에서 시작된다

저자들은 서두에서 ‘부의 불평등’을 단순히 시장 경쟁의 산물로 보지 않는다. 대신, 정치·금융 권력이 결합한 제도적 메커니즘이 부를 특정 계층에 집중시킨다고 분석한다. 여기서 핵심적으로 지목하는 것이 바로 ‘통화 정책’과 ‘정부 개입’이다.

그들은 중앙은행이 시중에 돈을 공급하는 방식, 금리 조정, 양적완화 등이 어떻게 특정 집단(특히 자산가와 금융권)에 먼저 혜택을 주는지를 설명한다. 이 과정에서 ‘칸티용 효과(Cantillon Effect)’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돈이 시중에 풀릴 때, 그 돈을 가장 먼저 사용하는 집단이 가장 큰 이익을 본다는 것이다. 반면, 나중에 돈을 받는 사람들은 이미 물가가 오른 상태에서 소비해야 하므로 실질적 손해를 본다.


2) 돈의 가치가 하락할수록, 부자는 더 부자가 된다

책은 인플레이션이 서민보다 부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구조를 설명한다. 부유층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화폐 가치 하락이 오히려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반면, 월급 생활자나 현금 자산 비중이 높은 사람들은 생활비 상승과 실질 구매력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는다.

여기서 저자들은 ‘부의 불평등’이 단순한 사회 현상이 아니라, 통화 시스템과 금융 정책이 만들어낸 결과임을 강조한다. 즉, 부의 편중은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설계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3) 정부 개입의 의도와 부작용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정부 개입을 전적으로 ‘선한 의도’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기 부양책, 복지 정책, 금리 조정 등은 표면적으로는 경제 안정과 서민 보호를 목표로 하지만, 실제로는 정치적 이해관계와 로비 세력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예를 들어, 금리를 낮추는 정책은 대출을 늘려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지만, 동시에 부동산과 주식 가격을 끌어올려 자산가에게 더 많은 이익을 준다. 이런 정책은 정치적으로 ‘경제가 좋아졌다’는 신호를 줄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4) ‘정상적인’ 시장이 가능하려면

저자들은 해법으로 ‘정부의 과도한 개입 축소’와 ‘건전한 통화제도 확립’을 제시한다.

  • 중앙은행의 통화 공급 권한을 제한하거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 시장 금리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도록 두어야 한다.
  • 특정 산업·기업에 대한 특혜를 줄이는 방향으로 규제 시스템을 재설계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들이 완전한 자유방임주의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의 구조처럼 정치권력과 금융권력이 긴밀하게 얽혀서 ‘특정인을 위한 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한다.


5) 읽고 난 소감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는 단순히 “부자들은 이렇게 벌고, 서민은 이렇게 잃는다”는 표면적 비교를 넘어서, 그 배경에 있는 제도와 정책의 작동 원리를 파헤친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돈이 먼저 도착하는 순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수치와 사례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또한, 우리가 흔히 ‘경제 성장’이라고 부르는 것이 실제로는 특정 집단의 자산 증가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점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덕분에 독자는 단순한 투자 정보가 아니라, 경제 구조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프레임을 얻게 된다.


6) 누구에게 추천하나

  • 경제 뉴스의 이면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 숫자 뒤의 구조를 알고 싶은 독자
  • 정책과 시장의 관계를 공부하는 사람: 정치·경제학의 교차점을 이해하려는 학생과 연구자
  • 투자자: 금리·인플레이션·통화정책이 자산 가격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을 알고 싶은 사람

한 줄 결론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는 부의 편중이 단순히 개인 능력 차이가 아니라, 정치·금융 권력의 설계된 구조 속에서 만들어진 결과임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경제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그 안에서 나의 위치를 재점검하게 만드는 책이다.

 

YES24 경제·경영 베스트셀러

 

 

 

듀얼 브레인 (이선 몰릭)

『듀얼 브레인』 — 인간과 AI, 두 개의 뇌로 생각하는 시대AI가 단순히 작업 속도를 높여주는 도구였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 이선 몰릭의 『듀얼 브레인』은 “인간의 뇌”와 “AI의 뇌”를 결합

www.moneylabkr.com

 

 

기술공화국 선언 (알렉스 C. 카프, 니콜라스 W. 자미스카)

기술은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국가의 안보와 경제, 그리고 사회의 운영 원리까지 뒤흔드는 ‘권력’이 되었습니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의 CEO 알렉스 C. 카프와 기자 니콜라스 W. 자미스카

www.moneylabkr.com

 

 

이웃집 백만장자 (토머스 J. 스탠리, 윌리엄 D. 댄코)

『이웃집 백만장자』 – 부자의 겉모습에 속지 마라많은 사람들이 ‘부자’라고 하면 고급차, 명품 시계, 넓은 저택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웃집 백만장자』를 읽고 나면, 그 이미지가 얼마나

www.moneylabkr.com

 

 

반응형